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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정글 3기 지원, 합격 후기✋

일상기록장/크래프톤 정글 일지

by hyuga_ 2023. 9. 10.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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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부트캠프를 알아보았는데, 가장 가고 싶었던 곳 중 한 곳인 크래프톤 정글에 붙게 되었다. 
후에 지원하실 분들에게 참고가 될까 싶어서 후기를 남겨본다. 
 


#1. 크래프톤 정글을 선택한 이유

우리나라에 부트캠프가 정말x10 많아서 이들 중 괜찮은 과정을 필터링할 필요가 있었는데, 필터링한 나만의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다.
 

  1. 커리큘럼
    • CS 지식 없이 당장 필요한 프레임워크, 프로젝트만 가르치는 곳은 피했다.
    • CS 지식도 충분히 가르치고 프로젝트도 제공하는 곳 위주로 골랐다. 
  2. 검증된 주최측, 멘토
    • IT 대기업, 유니콘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
    • 그렇지 않다면 유명한 사람, 유명한 단체가 주최하는 프로그램
    • 멘토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현업에서 좋은 경험을 쌓아오신 분들이어야 한다.
  3.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지
    • '극한의 상황에 참가자들을 잘 몰아넣어줄 수 있는지?' 가 내게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교육은 가능한 패스했다.
    • 오프라인으로 진행해야 동료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4.  비용
    • 국비 지원이 안되고 500만원 이상 요구하는 곳은 일단 패스했다. 

 
이에 따라 몇 가지 후보들을 추렸고, 유명한 우테캠(배민), 부스트캠프(네이버), SSAFY(삼성),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42서울 등이 후보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크래프톤 정글/SW 정글도 저 곳들에 크게 뒤지지 않는 선택지라고 판단했다. 정확히는 수강생 타겟이 조금 다르다고 느꼈는데, 정글은 비전공자이면서 진입한지 얼마 안된 사람들에게는 1티어급으로 좋은 과정인 거 같다. 제공하는 수준에 비해 인지도가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기도 한데, 아마 대기업 부트캠프 중 비교적 후발주자이고 단기 취업 성공에 초점을 둔 과정이 아니다보니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참고로 카이스트에서 비학위과정으로 진행되는 SW사관학교 정글이 오리지널이고, 크래프톤 정글은 해당 과정을 그대로 계승한 프로그램이다. 과정 상의 차이점은 없고, 교육 장소/ 내일배움카드 지원 여부/ 주최측 차이 정도만 있다.
 
특히, 여타 부트캠프와 다르게 어필되었던 요소 중 하나는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님이 앞장서서 추진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여러 인터뷰를 찾아보면서 장병규 의장님의 말씀들에 많이 감명받았는데, 일단 개인적인 행동 습관이나 사업에 대한 관점도 많이 배울만 했고, 특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굉장히 힘쓰시는 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성공한 창업가가 다시 후배 창업가를 성공적으로 키워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하신 것 같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한국에 장병규 의장님처럼 스타트업 생태계에 힘쓰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의장님에 따르면 기본기를 잘 갖추고있는 엔지니어는 언제나 공급 부족이라고 한다. 또한 앞으로 기술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겠지만, 이러한 미래가 좋은 개발자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이 말들에 상당히 공감했고, 그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정글 프로그램을 계획하셨다니 믿음이 갔다. 실제 커리큘럼도 카이스트 전산학과에서 가르치는 OS 과목 포함, 전공 과목 중에서도 중요한 내용을 골라 구성된 부분이 많아서, 나같은 비전공자에게 진정 필요한 지식들을 전수해주는 느낌이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5개월 합숙과 미친 강도의 동료학습이라는 점인데, 이 역시 단기간의 빠른 성장과 올바른 학습 습관 정착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의 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2021년 10월 인터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컨퍼런스)

이 외에도 장병규 의장님이 여러 인터뷰(https://www.youtube.com/watch?v=Ym5wzrimS3g 등)에서 정글을 언급하시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게 느껴진다. 

 

그외 멘토님들도 모두 이력이 대단하신 시니어 개발자분들이다. 
 

크래프톤의 정글 코치 채용 공고.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많은 지원을 쏟고있다.

 
그럼 실제적으로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지는가를 봐야하는데, 우선 커리큘럼은 다음과 같다.

출처: 크래프톤 정글 홈페이지

전체 19주 과정 중에서 기본기에 해당하는 부분(알고리즘, CS)이 13주로 약 68%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2. 탐험 준비', '3. 정글 끝까지'가 여타 부트캠프와 차별된 요소인데, 전산학 과정 중 현업과 관련이 깊은 핵심 내용들을 압축적으로 가르치는 기간이다. C언어를 사용하며 전공생들이 느낄 고통(?)을 경험해볼 수 있다. 

 

전반적인 부트캠프가 프레임워크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을 정글에서는 기본기에 쏟는 셈이다. '당장 취업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게 중요한 거 아닌가?'라고 물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내 생각은 '아니다'이다. 물론 프레임워크만 배워서 취업하면 당장 1년은 더 편할 것이다. 그러나 멀리 갈 것도 없이 2년차, 3년차만 되어도 전공지식의 부족으로 여타 전공자들 대비 성장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기본기 습득에 해당하는 기간이 지나면, 나머지 5+1주가 프로젝트 기간이다. 프로젝트 기간이 비교적 부족한 느낌이 있는데, 그래도 앞선 수강생들의 결과물을 보니 수준이 꽤 높았다. 아마 앞에서 어려운 내용들을 자율적으로 습득한 뒤에 프로젝트에 투입되다보니, 비교적 아웃풋도 (부트캠프의 프로젝트 치고) 깊은 수준까지 잘 나오는 것 같다. 정글은 프레임워크 교육을 따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만일 원하는 기술스택이 있다면 미리 공부해놓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튜브에서 실제 교육생들의 생활도 엿볼 수 있었다. <크래프톤 정글에서 첫 100시간>, <숏다큐멘터리 - 크래프톤 정글 5개월간의 시간들> 등의 영상이 올라와있는데 (관심 있다면 한 번 보시길 추천드려용) 이 영상들을 보면서, 정글 생활이 힘은 들겠지만 잘 적응하고 나오면 뭔가 달라져있을만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2 크래프톤 정글 지원 과정

지원서 작성

3기 기준으로 지원서는 총 6가지 문항으로 구성돼있다. 각각 분량은 길지 않다. 다만 짧은 글자수 안에 내 가치관과 경험, 열정을 담으려니 더 어려웠다.. 지원서 작성 원칙은 1) 가능한 솔직하게 적고, 2) 내가 크래프톤 정글이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다는 게 드러나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내가 생각하는 크래프톤 정글이 원하는 인재상은 다음과 같다.

  1. 몰입과 성장에 대한 갈망
  2. 이공계적 역량, 마인드 (STEM 교육 받은 사람을 선호)
    • 반드시 컴퓨터 공학과 or 이공계일 필요는 없다. 
    • 그러나 만약 본인이 문과 or 예체능이라면 이공계적 지식을 받아들이는데 문제가 없음을 설득해야 한다.
  3.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가?
    • 기본적으로 정글 과정은 자습 위주이고, 아마 현업에 가서도 그럴 것이다. 
  4. 협업에 능한 사람인가? (최소한 협업에 부적합하진 않은 사람)
    • 그래도 다른 분야에 있다 온 분들이 많아서, 이 부분에서는 오히려 전공생보다 나은 부분이 있을지도?

 
나는 제출 일주일 정도 전에 초안을 적고, 2~3일 간격으로 다시 읽어보면서 이상한 부분을 고쳐나갔다. 이 과정에서 내가 왜 개발자가 되려고 하는지 말로 정리하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확실친 않지만 제출 후엔 제출한 지원서 열람이 안됐던 것 같다. 어쨌든 최종 제출 전에 내가 쓴 지원서 내용을 미리 다른 곳에 저장해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 편이 면접 준비중에 꺼내 읽기도 편하니깐..
 
 

입학시험 (코딩테스트)

지원서 제출이 마무리되었고, 8/4(월)에 메일을 통해 학습자료가 배부된다. 학습자료 범위는 다른 후기에서도 많이 언급되어 있으니 대략적으로는 언급해도 될 것 같다. HTML, CSS, JS, mongoDB, Python, AWS 기반으로 프론트엔드 ~ 백엔드 ~ 배포까지의 내용이 들어가있다. 솔직히 코딩 입문자라면 이 학습자료만으로도 상당히 도움이 될 만큼 좋은 자료이다. 
 
이 자료를 2주간 각자 공부한다. 나는 출퇴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퇴근 후에 저녁 먹고 7시-10시 반까지 주 3~4회, 그리고 주말은 풀타임으로 공부했던 것 같다. 미리 공부해본 적 있는 내용들이 많았기에 가능했던 스케줄이다. (만일 본인이 쌩입문자라면 조금 더 시간 투입을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8/19(토)에 대망의 입학시험을 치루었다. 입학시험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논스탑으로 치뤄진다.

나의 경우엔 집에서 시험을 치루기로 했는데, 9시쯤 집근처 파리바게트에 가서 샌드위치랑 커피를 사와서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시험이 시작됐는데, 아니 그간 문제없던 IDE가 갑자기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닌가.. 수능 때 영어 듣기 문제를 놓쳤을 때만큼 심장이 쿵쾅거렸다.. 진짜 육성으로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그렇게 헤매고, 결국엔 방법을 찾지못해 개발환경을 다시 세팅하느라 1시간 반을 그냥 날려버렸다. 이때 생각은 정말.. '정글 말고 다른 기회를 찾아보자 ..^^' 라는 심정..
 
결과적으로 11시 반쯤에야 시험에 본격적으로 임하게 되었는데, 학습자료를 이리저리 응용해봤던 것이 도움이 되어 나름 차근차근 구현해나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감이 붙어서 멘탈이 회복됐다. 너무나 다행히도 주어진 시간 내에 요구하는 바를 모두 구현할 수 있었다. 
 
복기해보면 시험 난이도는 딱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아예 초심자여도 학습자료를 충실히 공부했다면 전부 구현하거나 1~2개 정도를 제외하고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학습자료를 믿고 하나하나 다 따라쳐보는 게 중요하다! (1회독해도 막상 머리에 남은 건 별로 없으니, 시간이 남는다면 응용해보면서 2회독, 3회독 하기💪)
 
지원서가 나의 잠재력을 말로 설득하는 과정이라면, 입학시험은 이를 단편적으로나마 증명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입학시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입학시험 과정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학습자료 배부 후 2주간 각자 공부 -> (점심시간이 포함된..) 7시간 시험' 이라는 과정이 여러모로 정글이 원하는 사람들을 뽑는 데에 적절한 필터링 기능을 제공해줄 것 같다. 
 

인터뷰

입학시험 이후 인터뷰 날짜를 잡았고, 여러 후기들을 참고해가며 일주일 정도 인터뷰를 준비했다. 
 
편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가 이뤄진다는 말이 많아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내 타임은 생각보다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였다. 급긴장..ㅎ
아마 둘째날 오후여서 면접관님들도 살짝 지쳐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마치 병아리 보듯 우리를 봐주시는 듯한 마음은 느껴졌다.  
 
인터뷰는 다대다로 이루어졌고, 생각보다 시간이 타이트해서 간단 명료하게 답변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끝나고나서 했다. 그래도 물어보는 질문에 어긋나지 않도록 핀트는 잘 맞춰서 대답했다. 인터뷰 이후 들었던 느낌은 '정석적으로 대답은 했는데.. 너무 긴장한 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였다. 이번에 90명을 선발한다고 했는데, 정원에 굳이 얽매이지 않는다는 말도 들어서 결과발표일까지 약 10일간을 마음 졸이며 기다렸다. 
 
인터뷰 질문 관련해서는, 많은 질문들이 지원서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제출한 지원서에서 예상질문을 뽑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서를 솔직하고 명료하게 썼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또한 왜 개발자가 되려고 하는지, 훗날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와 같은 가치관적 질문들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두자. 그리고 아주 조금이지만 시험쳤던 내용에 대한 질문도 들어오므로 내 코드에 부족한 부분은 없었는지 복기해보자.
 
 
 


#3 지원 결과 

 
미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발표일 당일까지 기다렸는데, 당일 오전 10시에 메일이 날아왔다. 결과는 다행히 합격!! 으아..

드디어 정글에 합류하게 되었다. 정글을 알게 된 순간부터 약 2달의 지원과정 동안 거의 집착 수준으로 정글에 들어가고 싶어했어서 너무나도 기쁘다. 😭
 
5개월간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지만, 나는 몰입의 힘을 이미 맹신하기에 걱정보다 기대가 더 크다. 많은 성장을 이루고 좋은 개발자의 잠재력을 지닌 사람이 되어 나오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을 함께 할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대된다. 아직 그럴싸한 협업 경험이 없는데, 동료들로부터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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