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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Robot

한국은 Vertical AI에서 기회를 잡을수도?

hyuga_ 2024. 12. 19. 20:15

최근 환절기라 그런지 목이 좀 칼칼하다. 기침도 나고 해서 편의점에서 판콜에이, 비타500 을 하나씩 사서 집에 들어왔다.

 

ChatGPT 앱을 키고 각각의 유효성분을 보여준 다음, '이거 두개 같이 먹어도 상관없지?' 라고 물어봤는데, '가까운 의사한테 상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정도 문제라면 지금의 ChatGPT 충분히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순간 답을 알면서도 일부러 피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그렇다면 그 이유는 실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AI가 아직 완벽하지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 할루시네이션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상 대화나 가벼운 질의응답에서 오류가 있다면 괜찮지만, 만약 의학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얘기했다면? 혹은 중요한 법률 상담이라면? 하나의 서비스 제공자가 이런 책임을 모두 질 필요는 없다. 사업상 Trade off 관점에서 이득일 것이다.

 

그러므로 빅테크들은 늘 그랬듯 더 크고 General한 시장을 먹는 데 집중하고, 뾰족하게 칼을 갈아야 하는 영역은 비교적 작은 기업들에게 기회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샘 알트만의 11월 인터뷰인데, Vertical AI 관련 언급이 나온다.

 

Q. 만약 당신이 이 시점에 20대 초반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회사를 창업할 것인가?
"So, you are building today as a, whatever, 23 or 24-year-old with the infrastructure that we have today. What do you choose to build if you started today?"

 

Sam: ChatGPT가 하기 어려운 특정 버티컬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 것이다
예) 가장좋은 튜터, AI 변호사, AI CAD 엔지니어
(* 버티컬 AI: 법률, 의료, 금융 등 특정 도메인에 매우 특화된 AI)
"Some AI-enabled vertical. I'll use tutors as an example, but like the best AI tutoring product or the, you know, that I could possibly imagine to teach people to learn any category. Like that could be the AI lawyer, could be the sort of like AI CAD engineer. Whatever."

 

 

여기서 개인적으로는 '제품' 이라는 말에 주목하고 싶다. IT 회사에 와서 느낀 것은 단순히 '우리 기술력 좋아요'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끌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운영, 마케팅 등을 포함해서 전사적인 역량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끊임없이 유저의 반응을 테스트하고, 직접 물어보고, 퍼널을 줄이고 등등 .. 결국 어떤 서비스가 가장 섬세하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에게 큰 만족감을 주는가의 싸움이 된다.

 

샘 알트먼이 Vertical AI를 주목하면서도 기술이 아닌 제품에 포커싱을 한 이유는,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가 아닌 서비스 회사라면 특정 고객을 정확히 타깃하고 만족감을 주는 것이 곧 승리의 법칙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서 미국을 이기기는 쉽지 않아보이긴 한다. 물론 현재 연구자들 모두 존경하지만, 오픈AI나 앤트로픽, 알파벳, X AI 등과 비교했을 때 자본과 연구환경, 인력풀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이쪽에서 기회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도 나름 감각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꼭 위험하거나 민감한 영역이 아니어도, 우리나라가 잘하는 무언가에서 뾰족한 AI 서비스가 나타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똑똑한 사람들 의사 많이 되니까.. 그중에서 피부과 성형외과 많이 가고, K-뷰티 유명하니까 이쪽은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되려면 역설적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버티컬 서비스 기업들이 막상 커져도, 외국 인프라에만 의존하게 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그 자체가 국가간 협상력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